본문 바로가기

캘리그라피

해파랑길

혼자 걸어도
혼자 걷는 길이 아니다
걷다 보면 바다가 옆에 와 말을 건다
나는 내 말만 하고
바다는 제 말만 해도
가다 보면 어느새 친구가 된다
바닷빛에 눈멀고
파도 소리에 귀먹을 때쯤 바다는 불쑥
절경(絶景) 하나 꺼내 보인다
절창(絶唱) 한 소절 들려준다
사시사철 바람 많은 내 삶에도
절경 하나 들어 있겠다
절창 한 소절 숨어 있겠다
굽이굽이 해파랑 길에 서면
지나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궁금하다

 

신혜경 시인의 『해파랑, 길 위의 바다』

'캘리그라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즉수...목민심서(정약용)  (0) 2023.01.29
향수鄕愁...정지용  (0) 2023.01.28
풍경풍경風磬風景  (0) 2023.01.26
깡추위...  (0) 2023.01.24
겨울강가  (0) 2023.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