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라피

봄의소식...신동엽

CHUNBARAM 2023. 2. 10. 13:44




*마을 사람들은 쑥덕거렸다.
봄은 발병났다커니
봄은 위독하다커니

*눈이 휘둥그래진 수소문에 의하면
봄은 먼 바닷가에 갓 상륙해서 동백꽃 산모퉁이에
잠시 쉬고 있는 중이라는 말도 있었다.

*그렇지만 봄은 맞아죽었다는 말도 있었다.
광증이난 악한한테 몸둥이맞고 선지피 흘리며
거꾸러지더라는.........

*마을 사람들은 되나안되나 쑥덕거렸다.
봄은 자살했다커니
봄은 장사지내버렸다커니

*그렇지만 눈이 휘둥그래지는 새수소문에 의하면
봄은 뒷동산 바위밑에 마을앞 개울가 근처에
그리고 누구네 집 울타리 밑에도

*몇날밤 우리들 모르는 새에 이미 숨어와서
몸단장을 하고 있는 중이라는 말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