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여행

Hokkaido홋가이도

CHUNBARAM 2024. 9. 30. 21:10

잘나가던 금융회사에 다니던 그는 어느날 직장을 때려치고 홋가이도행 비행기에 오른다.  저녁이 없는 삶을 청산하고 저녁이 길고 할일도 많은 곳을 택했다. 일상같은 여행, 여행같은 일상으로 500일간의 킨포크라이프를 감성적인 언어로 써내려간 작가...홋가이도는 일본스럽지 않은 곳들이 많다. 일본 역사적으로 가장 늦게 개발된 곳이고.. 외국의 문화들이 섞인 곳이고, 자연보전이 잘 되어 있는 곳이고, 아직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있으니....아마도 작가는 이런 이유로 홋가이도로 떠난 듯 하다. 책에서 말한 인상적인 문구,''혹자는 인생을 야구에 비유한다. 전설의 타자일지라 삼진을 당하면 풀이 죽어 덕 아웃으로향하고,무명선수가 홈런 한방으로 역전 신화를 일구기도 한다. 그리고 마침내 홈으로 들어왔을 때 다시 원점이다. 우리는 매일 다시 시작한다.' 

'홋가이도,여행,수다' 열페이지도 읽기 전에 짐을 꾸렸다. 9월 어느날 홋가이도행 비행기에 올랐다. 공항에서 내려 삿포로 시내로 들어서는 건 우리나라와 별 다른 풍경은 아니다. 도시 풍경은 거기서거디다. 이튿날 카무이 곶(headland, cape)으로 향했다. 멀리서 보면 흡사 제주도의 용머리 해안처럼 해안으로 돌출되어 있다. 곳곳에 화산분출물이 노출되어 당시 화산이 얼마나 격렬했는지를 보여준다. 화산탄volcanic bomb, 탄낭 bomb sack들이 보이고, 화산쇄설물 pyroclast과 화산재volcanic ash퇴적층들이 뚜렷하게 관찰할 수 있는 곳.......억새풀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걷다보면 곶의 끝이 나오고 등대에 도착한다. 홋가이도엔 여러개의 곶이 있으나카무이 곶이 으뜸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호수가에 모여 있다. 호수안에 있는 고사목 나무숫자보다 훨씬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있다.  왜 푸른 빛을 발하는지 화학적 변화를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냥 있는 그대로 수채화 같은 자연을 보는 것이 좋다. 물 속에 비친 고사목들을 지금 이 순간 볼 수 있다는 것도 행운이다. 아마도 언젠가 이 나무들은 사라질 것이다. 동결과 융해의 반복, 바람 그리고 부식으로 사라질 것이다. 저 나무마저 없는 호수를 연상하긴 싫다. 그러기 전에 내가 여기 서 있는 것 만으로도 다행이고 행복이다. 

주변에서 공급되는 퇴적물로 호수는 점점 줄어들 수 있다. 금방이야 사라지지 않겠지만....푸른색의 물감을 탄 호수물의 양도 줄고, 호수를 감성적으로 빛나게 해 준 고사목도 하나둘 사라질 것이고.... 서둘러 온 것을 다행으로....

한때 청어잡이로 유명했던 시마무이 해변....당시 어부들이 이 해변으로 오고가기 위해 협굴을 만들었다. 그 좁은 굴을 통과하면 시마무이 해변이 펼쳐진다. 좁은 굴을 통과하면 옷장 뒤에 숨겨있던 나니나의 세상처럼..... 유황성분의 노란색 표토층이 전망대 우측으로 보이고 단애(cliff) 형태의 아름다운 해안선과 씨스택(seastack)들을 볼 수 있다. 

페루의 양탄자를 보는 듯  9월의 꽃들이 사계채의 언덕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사루비아가 붉게 깔려있고 그 너머로 유럽 어느 국가의 국기를 보는 듯, 지난 올림픽 때 파리 세느강변에서 피어오른 프랑스 국기의 연막탄 색깔처럼....사방 냉대림의 숲속에 아름답고 화려한 또다른 오아시스가 있는 듯 하다. 

 

 

다까시마 공원에서 하루를 보냈다. 그 나라의 공원에 가면 사람들의 일상을 볼 수 있어 좋다. 가을 색이 찾아온 공원에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여 있고 보트를 타고 자전거를 타고 반려동물과 함께하고 운동을 한다. 도시 한가운데 잘 조성된 공원이다. 일본스럽지않게  자연미가 많은 곳...

노인의 수염과 비슷하다고 해서 힌수염폭포.... 서로 다른 화산암층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폭포를 이루고 있다. 지표수가 흘러 내려 떨어지는 폭포가 아니고 암반층 사이에서 흘러나온 물로 폭포를 이루고 있어 더욱 흥미로운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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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올겨울에 다시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