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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여행

청평사

 

어느해 뜨거운 여름날 군용보트에 몸을 실었다. 아직 훈련도 받지 않은 신병 신분으로 훈련소로 가기 위해 침묵이 흐르는 배위에 있었다. 누구나 할 것 없이 얼굴엔 긴장만 감도는 시간이었다. 몸에 맞지 않는 군복, 낯설은 강과 산.....소양강을따라 양구로 가는 길이였다.  대부분이 논산 훈련소로 갔지만 당시엔 군 입대 자원이 많았기 때문에 논산 이외도 사단 훈련소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 소양강 선착장을 출발할 때 얼핏 눈에 띄는 청평사 가는 배가 보였다. 

소양호선착장*청평사출렁다리

청평사는 소양호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갈 수도 있고, 춘천에서 자동차로 갈 수도 있다. 소양강 선착장에서 출발하여 좌측으로 돌면 청평사로 가고 직진해서 가면 양구방면으로 간다. 청평사는 오봉산(779m)정상에서 남동방향으로 이어지는 분수계의 중간에 위치한다. 우리 선조들이 집터, 절터를 정할때 얼마나 예리한 혜안을 지녔는지를 사찰의 위치를 보면 알 수 있다. 청평사 역시 산 중턱의 명당에 위치한다. 뒤로 오봉산을 앞으로는 소양강을........ 조용한 사찰을 간다면 이만한 곳도 드물다. 특히나 배를 타고 강을 건너 다시 숲길을 지나 도달할 수 있는 곳이다. 무더운 여름날 걸어 가기엔 좀 버거운 느낌은 있다. 선착장에서 절까지 가까운 거리는 아니다. 

경운루에서 바깥 풍경을 완상하면 청평사의 고요함과 적막함이 다가온다. 풍경 소리가 들려야만 절의 고요함을 느낄 수 있다. 경운루에서 들려오는 풍경소리, 대웅전에서 들려오는 독경소리 요사채에서 들려오는 공양그릇 딸그락 소리  바람소리 물소리 새소리 삐그덕 문소리 정갈하게 쌓여있는 기와장 어딘가에서 흘러나오는 샘물....내가 여기오는 이유들이다.

청평사로 올라가는 길 중간에 있는 맑고 투명한 구성폭포는 부처님을 만나기 전에 세심하고 올라오라는 듯 발을 멈추게 한다. 여름날 산사로 가는 길이 무덥고 버거우면 여기서 잠시 쉬어가라 한다.

살면서 문득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고 조용한 곳을 찾고 싶다면 소양강 물줄기 따라 배를 타고 이곳 청평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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