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 만물의 이치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초등학교 6학년... 우리는 설악산으로 수학여행을 갔다. 설악산으로 들어가는 길은 비포장 도로였다. 그런데 당시에도 지금의 케이블카가 있었다. 그러니 설악산 케이블 카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짐작이 간다. 이때부터 마음속에 있었던 곳인가... 스므살이 되면서 설악산을 밥먹듯 오르락내리락 거렸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설악산은 안식처고 도피처이다. 일상을 좀더 풍요롭게 해 주는 곳이다.

산은 늘 변함이 없다. 대청봉 화채봉 공룡능선 양폭 봉정암 천불동계곡 소청중청.... 그곳들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것 빼고는 ....설악산 입구의 벚꽃 터널은 4월의 설악을 빛나게 한다. 내설악의 봄은 쉽사리 찾아오지 않는다. 저 낮은 지역에 벚꽃이 다 져야 작은 새싹들이 올라오고 고산 지대에서 서식하는 식물들이 꿈틀 거린다. 그러나 설악동 입구의 벚꽃들은 제때 피고 진다. 아직 산은 겨울인데 이곳은 봄이다.

캔싱턴에서 바라보이는 토왕성폭은 꽁꽁 얼어 하얀 물줄기가 보이지만 내가 서 있는 바로 앞엔 이렇게 만발한 벚꽃들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대한민국에 꽃 터널 길이 흔치 않다. 이 곳 설악동 입구의 벚꽃 터널길은 명품 봄길을 선사하고 있다.

4월...얼음 녹은 맑은 물이 내려오는 내설악도 좋지만 설악동(외설악)의 벚꽃피는 봄도 너무나 좋다. 언듯 눈송이가 메달려 있는 듯...

설악산에 오면 꼭 이곳을 들렀다온다. 따듯한 차 한잔에 마음을 담는다. 때론 고즈넉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가끔은 불친절한 카페아주머니도 용서가 되는 그런 곳이다. 한과에 전통 차 한잔.....그래야 설악산의 트래킹이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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